![]() 얼마 전 예멘과의 베이징 올림픽 축구 예선을 기다리며 막간에 벌어지는 일본의 경기를 본 사람들은 상당히 어색한 분위기를 느꼈을 법하다. 일본이야 늘 보아오던 일본이지만, 후반에 교체 투입된 한 선수가 인상에 남는 것이다. 다른 선수와는 다른 얼굴선을 가진 선수. 해설진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게이스케' '다다나리' 하고 성과 퍼스트네임을 뒤죽박죽으로 불러대니 잘 알 수는 없지만, 그 인상은 사뭇 독특했을 것이다. 게다가 그 선수가 한국대표 경력이 있다고 하면 한참 놀라게 될 것이다. 그가 바로 다른 귀화인, '리 다다나리'이다. 이미 일본의 올림픽팀에는 아일랜드계 혼혈 로버트 컬렌이 있고, 이 세대에서 두번째로 귀화한 선수가 된다. 우리말로는 이충성. 이충성은 재일교포 4세로, 이름에서 벌써 그런 느낌이 오겠지만 원래 조선적이다. (단 한자로는 '忠誠'이 아닌 '忠成') 학교도 초등학교는 조선학교를 다니다 중학교 이후로 일본학교를 다녔다. 이 선수가 언제 한국 국적을 취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본격적으로 일본 학교를 다니며 제도축구계에 몸담게 된 도중의 일이 아닐까 싶다. 아울러 이충성이 거친 요코가와FC 주니어유스 (Under 15) 나 FC도쿄 유스 (Under 18) 는 특별한 축구 명문학교가 없는 도쿄에서는 상당한 엘리트코스에 해당한다. ![]() 체격 조건이 좋고 교육배경이 좋은 탓인지 이충성은 유스에 공을 많이 들이기로 이름난 FC도쿄의 기대주로 성장하게 된다. 2004년엔가는 레알 마드리드전에 출장한 바도 있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한편 FC도쿄에는 지금 K리그 최고 이적료 기록을 세우며 울산에 가 있는 오장은이 꽤 오랜동안 소속되어 있었다. 한국에 이충성이 소개되고 또 U20 대표소집에까지 이르게 된 것도 일찌감치 한국에서 지명도를 날리던 오장은과의 인연이 기회가 되었던 듯하다. (오장은은 2003년 도쿄-마드리드전에 교체출장해 도쿄 선수로는 보기 드물게 호나우도를 철저 마크하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아쉽게도 한국 청소년대표에는 소집은 되었지만 실전 출장 기록은 없다. 오장은과 이충성이 (그리고 많은 한국 선수들이) 일본에서 상당히 꼬인 축구 인생을 사는데는 일본축구협회 (JFA) 의 골때리는 외국인 등록 시스템을 열거해야겠다. 기본적으로 일본축구협회 소속 프로/세미프로클럽은 외국인을 3명 보유하고 3명 출장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다소 꼬인 예외규정이 있으니, 우선 20세 이하로 연봉이 크게 제한되는 C계약을 맺은 경우 정식 등록과 합해 5명까지 추가로 등록할 수 있다. (단 출장은 위의 3명과 합해서 3명) 또한 외국인이라도 일본내 정식 학교 출신인 경우 1명에 한해 완전한 내국인 대우가 가능하다. 이건 직접적인 재일한국인 구제책에 가까운데, (조선학교는 정식학교가 아님에도 봐주고 있는 등) 실제로는 일본 학교에 유학중인 브라질인 및 일본계 브라질인이 훨씬 많은 게 사실이며, J리그 구단 중 상당수가 이런 식으로 브라질인을 등록하고 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 중 제대로 A계약을 해 등록한 선수는 시미즈의 조재진을 위시해 4명 뿐이며, 고베의 박강조 외 몇 명이 내국인 취급을 받고 있다. 또한 히로시마의 조우진처럼 '미래의 J리거를 꿈꾸며' 20세 이하 C계약에 걸려 있는 선수가 세 명 있다. 사실 과거를 보아도 A계약 전환에 성공한 선수는 단 한명도 없고, 지난해 J리그 명단에 있던 선수 중 3~4명 정도가 그대로 방출된 전례를 볼 수 있다. 아울러 박지성, 김진규, 이강진처럼 비교적 성공적인 일본 생활을 보냈던 선수들은 당시 10대임에도 애초에 A계약으로 영입되었으므로 논외. 오장은 (85년생) 의 경우 제주도 출신으로 중학 졸업 후 도쿄에 합류하였고, 유스 시절부터 기량을 인정받아 지금 일본 올림픽팀의 주축이 되어 있는 가지야마와 함께 유스 신분에도 불구하고 1군 경기에 슬금슬금 얼굴을 내밀게 되었다. 가지야마와 달리 오장은은 이게 오히려 발목을 잡게 되는데, 이는 JFA C계약이 (1부 기준) 1군경기 450분을 채운 후에는 제대로 된 계약으로 옮겨가야 하기 때문이다. 마침 도쿄에는 수비수 장과 포워드 루카스, 켈리 (루카스는 지금도 있다) 가 주축을 제대로 차고 있었기 때문에 오장은에게 A계약을 제시할 수는 없었고, 오장은은 출장기회가 완전히 봉쇄되는 꼴이 되고 만다. (제도상으로야 04시즌 도중에 A계약 외국인 4명을 돌리는 건 가능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해) 결국 오장은은 05시즌 전에 일찌감치 대구로 복귀하고 만다. 1부에 남기는 어려웠던 만큼 2부보다 대구로 오는 편이 여러 모로 나은 것이다. 한편 이충성은 중-고에서 일본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특별대우' 1인의 대우를 받을 수 있었는데, 문제는 그의 포지션이 스트라이커라는 것이다. 루카스와 켈리가 단단히 투톱을 차고 있었던 탓에 명함을 내밀기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이충성은 가시와행을 택했고, 마침 가시와가 2부로 강등당한 시기에 제대로 인상에 남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충성은 한국 청소년대표에 소집되어서도 좌절을 겪어야 했다. 문제는 U20 동료인 85~87년생 사이에 잘난 친구들이 원체 많았다는 데 있다. 라 리가 경험자인 양동현을 비롯해 김승용, 그런 그가 파란 옷을 입고 아시아 무대에 섰다. 도쿄 유스 시절부터 '단단하고 힘이 있으며 투지가 있는 스트라이커'로 통했던 이충성이다. 팀에는 '크면서 유연한' 히라야마와 '빠르고 감각적인' 로버트 컬렌이 경쟁자이지만, 완력이나 성실함 면에서는 이충성의 우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작 말레이시아전에서 30분쯤 본 것이 그리 정확한지는 몰라도) 그러나 어쨌든 이충성은 데뷔전에서 결승골을 결정함으로써, 자신의 존재 가치를 충분히 어필했다고 생각한다. 18명이 드는 다음 게임 엔트리에 세 명 뿐인 포워드로 이름을 올린 것이 이를 입증한다. (또한 시즌 초반이지만 리그에서 득점을 올린 건 이충성이 전부) 비록 4세로서 완전히 남의 나라처럼 느껴진다고 해도, 조국은 그에게 부여할 기회가 없었다. 그런 그에게 새 나라에서 무운이 따르기를 기원해 본다. * 위의 사진은 2004년 FC도쿄 이어북 이충성 페이지에서 발췌한 것이며, 모든 저작권은 FC도쿄 및 이어북 제작처인 마이니치신문사에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진의 전재를 금합니다. 본 게시물에서는 대한민국 저작권법이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사용하였습니다. Pictures shown above are from FC Tokyo Fans' Yearbook 2004. All rights about those pictures belong to FC Tokyo and The Mainichi Shinbun. 트랙백 밸리: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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