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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ㄴ혀 기나길지도 않았고, 분명히 단 한 과목 뿐으로 설설 넘어가도 무방했어야 할 기말고사가 끝났습니다. (학생의 입장에서 - 조교의 입장에서는 이제 시작이죠) 그간 그 때문에 뜸했고 해서 슬슬 재개를 하려 합니다.
웹질 삼매경에 빠져 있다 보면 가끔씩, 정말 어처구니 없는 곳으로 빠져들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당연하지만 이런 경우 원래 무엇을 하려 했는지 같은 것은 이미 머나먼 저편으로 사라진 지 오래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데 푹 빠져 있기 십상이다. (조금 어폐가 있는 점은, 이것도 마찬가지로 조만간 다른 '삼천포'로 대체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어느 날. 적당히 빙글빙글 돌고 있다고 생각한 순간 눈 앞에 떠 있던 페이지는 어처구니 없게도 바스크어였다. 정신을 차려 보니 모르는 사이에 세계의 언어를 독파하고 있었던 듯한데,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그 과정을 재구성하면 이 정도가 나오지 않을까나. 1. 모 항공 관련 포럼을 돌다가 네덜란드/프랑스령 신트마르텐 섬의 프린세스 율리아나 공항 사진을 본다 2. 공항의 위치가 궁금해져서 구글맵을 열었다가 실패 3. 위키피디아를 열던 중 네덜란드령 안틸레스의 크레올어에 주목 4. 그 중에 어쩌다 보니 '고립어'에 빠져들어, 한국어, 일본어 등등의 고립어를 섭렵. 5. 그러다가 바스크어에 이름 근거야 없지만 (중요한가?) 아마 80%는 이런 식일 거라고요. It's my style. (지금 생각해 보니 위키피디아의 이상한 언어 랭킹을 보다가 거꾸로 흘러들어갔을 지도 모른다는 더 참담한 상상이... 아아) 그런데 재미있는 건 바스크어에서 빠져나가는 링크이다. 한국어나 일본어는 현대에는 거의 고립어로 취급되지만 (일본어가 고립어 취급되지 않는다고 하면 그 유일한 이유는 어거지로 류큐어나 아이누어를 어족에 우겨넣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교착어로서의 특성이나 그 외 여러 특징을 잡아 서로를 한 묶음으로 묶든, 혹은 알타이어족에 끼워넣곤 했다. 다만 한국의 학교 교과서는 지금도 완전히 그런 것처럼 가르치고 있지 않을까나. 하기야 한 번 뜯어 보기만 하면 알 법한 생물 분류도 이론이 분분한데 언어야 오죽하랴. 그런데 바스크어는 주변이 완전히 인도-유럽어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누가 봐도 뻔할 정도로 고립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뭐랄까, 중동의 이슬람교권에 싸여 개기고 있는 이스라엘을 연상케 한다. (박힌 돌과 굴러온 돌 관계가 반대라는 차이는 있으나) (*분류 기준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일본어와 한국어는 각각 고립어로 세계에서 1, 2위의 언어가 된다) 아무리 바스크어라도 히브리어가 아닌 이상 (...)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지는 않았을 터라, 전세계를 뒤지며 연관 관계를 찾아다니던 언어학자들이 내세운 것 중에 특이한 것으로는 거의 빙하시대에나 존재했을 것으로 가정되는 (그리고 어쩌다 보니 그 중 바스크어만 남았다고 주장하는) 소위 '바스콘 어족'과, 바스크어를 중국-티베트어족에 북미 나데네 어족까지 이어 버리는 (역시) 소위 '데네-코카시안 어족'이다. 이 '나데네 어족'을 보면 눈에 띄는 항목을 하나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yak language: 1 speaker, (N. Barnes, 1996) 굳이 에야크어가 아니더라도 구사자가 한두명 뿐인 언어는 더 있겠지만 (근 200~300년간 소멸된 언어 대부분이 북미에서 나오기도 했고) 이 에야크어는 더욱 주목이 되는 게, 최후의 구사자가 아흔살 드신 호호 할머니로 그 카운트다운이 제대로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그 이유가 될 것이다. 요컨대 이런 신세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68. Vegliot Dalmatian: Tuone Udaina (Italian: Antonio Udina) (10 June 1898) <-- 자세하기도 하지... Susquehannock: all last speakers murdered in 1763 <-- 하기야 이것보다는 조금 낫지만서도... 한국어의 경우 원체 언중이 거대한 관계로 (통계에 따라 세계 12~15위 사이) 절멸될 위험은 당분간 없기는 하고, 또 '고립어'의 고립이란 어디까지나 타언어와의 연관성을 가리키는 것일 따름이지만, 가끔씩 '고립된 한국어'가 RPG 게임에나 등장할 법한 깎아지른 절벽 위에 올라서 있는 듯한 망상을 받을 때가 있다. 특히나 저런 '구사자 1명'같은 언어를 생각할 때면 더욱. 마침 세계는 사투리의 시대로 접어들어서 (켈트계나 신대륙 원주민 계통의 언어를 별도의 언어로 칭하긴 하지만, 이름난 사투리도 그 정도 반열에 들어도 되지 않을까나) 심지어는 EU나 UN이 보존이나 재생을 위해 나서고도 있다. 대표적으로 과거 (양이 방대하긴 하지만) 문헌의 'ㅅㅂㄹㅁ' 급의 서술에서 재생을 넘어 사실상 발명된 것이나 다름 없을 히브리어라든가 (히브리어 문자는 모음이 없으니, DCINSIDE식 '초성어'는 이스라엘 식일지도) 아일랜드 정부에서 기를 쓰고 키운다는 아일랜드어가 있다. 다만 그런 멸종 위기에 처한 언어를 굳이 살려야 하는가 하는 데는 다소간의 의문은 따른다. 언어가 인류학과 역사학의 기초 자료가 된다는 점을 빼고 생각한다면, 언어는 어디까지나 의사 소통의 수단일 따름이다. 즉 '의사', 곧 '개념'을 따라오는 것이 언어인 것이며, 언중이 작은 언어는 그만큼 의미가 부족해진다. 특히 현대와 같이 정보와 개념의 양이 폭증하는 시대에는 프랑스 (Academie Francais) 와 같이 어거지로 어휘를 양산해 내지 않는 한 최초의 창안자의 언어에 따라갈 수밖에 없게 된다. 유명한 일화로, 히브리어는 어디까지나 바이블 레벨에서 따낸 언어이다 보니 유대인들이 싸움이 붙으면 헝가리어로 욕을 했다고 한다. (한국어도 욕설의 양과 질에서 우수한(?) 언어이지만, 이 점에서 헝가리어만큼 무궁무진한 곳도 드문 모양이다 - 유시민 역, Xenophobe's guide에서) 또한 구사자가 극소수에 불과한 언어의 경우 이것이 변이를 일으키므로 (미국 등지의 이민 3세가 구사하는 한국어를 생각하면 된다) 구사자가 1명만 남은 언어는 아예 죽은 것으로 간주하는 의견도 있다. 언어란 건 소통이므로 상당히 타당한 관점으로 보인다. p.s. 위에 '흘러가는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 이 포스팅도 쓰다가 한 세 시간쯤 헤맸군요 -_-;; 트랙백 밸리: 세계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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